"기업들 '이 정도면 됐다'는 생각이 가장 위험"

입력 2015-06-24 21:28  

강소기업 '월드클래스300' 한정화 중기청장-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대담

한정화 청장, 국내시장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시장 계속 도전해야
윤동한 회장, 다들 위기라고 말하지만 제조업 르네상스 가능하다



[ 이현동 기자 ]
“다들 위기라고 하지만 새로운 제조업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본다.” (윤동한 한국콜마 회장)

“한·중 자유무역협정(FTA)은 기회다. 중국의 틈새시장만 해도 한국보다 더 큰 시장이다.” (한정화 중소기업청장)

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사무실에서 한 청장과 윤 회장이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정책인 ‘월드클래스300 사업의 성과와 과제’를 주제로 대담했다. 윤 회장은 월드클래스300기업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가했다. 이 자리에서는 한국 제조업 전반의 문제점과 전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. 김용준 한경 중소기업부 차장이 사회를 맡았다.

▷월드클래스300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면.

▷윤 회장=선정 기업들은 규모면에서 세계 1위는 아니지만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 있다. 이런 기업들은 한 기업만 잘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다. 한국콜마도 이미 기술면에서 일본 업체들을 앞질렀다. 화장품산업에서 ‘K뷰티’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도 세계적 기술을 갖춘 제조기업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.

▷한 청장=절삭공구를 만드는 와이지원도 마찬가지다. 절삭공구는 이전까지 전부 일본산이었다. 와이지원이 이를 국산화해 한국 기계가공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.

▷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.

▷한 청장=연구개발을 더 지원하고 싶지만 부족한 측면이 있어 아쉽다. 기업들이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.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내부에서 ‘이 정도면 됐다, 더 가려면 힘들지 않겠느냐’는 의견과 저항이 있다고 들었다.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시장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.

▷윤 회장=기업들도 정부 지원만 너무 바라지 말고 기술투자에 집중해야 한다. 정부 지원은 밀어주는 ‘뒷바람’ 정도라고 생각해야 한다. 벤치마킹과 기술개발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면 그 뒷바람은 큰 힘이 될 것이다.

▷인력부족이 중소기업의 큰 문제라고 하는데.

▷한 청장=사회의 가치관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. 대기업에 가는 것이 성공이라는 인식이 깨져야 한다. 미국에서 포천 선정 500대 기업에 취업한 것보다 벤처로 간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고 금전적 보상도 많이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.

▷윤 회장=삼성보다 월급 조금 더 준다고 해도 삼성 갈 사람은 우리 회사에 안 온다. 그렇鳴?한탄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. 작은 회사에 오는 직원의 능력과 인격을 존중하고, 학력이 좀 낮아도 인재라는 생각을 갖고 키워내야 한다. 성취의 기쁨 등을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.

▷한 청장=돈으로 인재를 만들 수 없다. 월드클래스가 된다는 것은 규모뿐 아니라 질적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다. 실패한 기업 사례를 조사해보니 성장과 함께 리더십, 조직문화시스템 같은 질적인 변화가 없었다. 엔진의 마력만 높인다고 초음속 제트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. 디자인 재질 구조 등을 함께 바꾸지 않은 채 엔진 마력만 높이면 폭발하고 만다.

▷다른 인력문제는 없나.

▷윤 회장=인재가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다. 국내에서 받는 월급의 5~8배를 제안한다는 얘기도 들었다. 애국심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. 다만 그들이 거기서 한국에서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데 보람을 느끼며 일할 것 같지는 않다.

▷한 청장=사람을 통한 기술유출은 10년 후 한·중·일 3국 간 산업구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.

▷한국 제조업의 미래가 어둡다고 한다.

▷윤 회장=제조업은 한국의 과거이고, 미래이기도 하다. 새로운 제조업 르네상스는 충분히 가능하다. 미국과 유럽은 제조업을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다. 선진기업들은 생산기지로 중국을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. 기술이 유출되기 때문이다. 이런 점들이 한국에는 기회다. 월드클래스300 같은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제조기술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. 또 한국에는 기술을 탈취하지 않는 선진岵?문화도 있다.

▷한 청장=최근 독일 덴마크 등을 돌아봤는데 한국 기업과 손잡고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이 많았다. 중국은 ‘시장을 줄 테니 핵심 기술을 내놓으라’는 압력이 굉장히 심하다고 한다. 중국과 FTA를 맺은 한국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. 중국에서 ‘메이드 인 코리아’ 효과가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. 우리 기업들도 중국의 틈새시장이 한국 전체 시장보다 더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경쟁력과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.

정리=이현동 기자 junyk@hankyung.com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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